인연이야기(101. 7. 20 설교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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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야기 연산 차윤재 교무 개인이나 단체의 역사는 끊임없이 만남의 인연을 맺어가는 과정입니다. 우리 학교와 병원의 역사도 만남의 인연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의대와 병원의 역사에 빠질 수 없는 큰 만남이 있습니다. 바로 정희섭(鄭熙燮, 1920~ 1987)선생과의 인연입니다. 정희섭 선생은 평양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육군 의무감,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정치인이자 의사입니다. 원광대학교와 정희섭 선생과의 만남은 의대와 병원을 만드는 바탕이 되는 인연입니다. 원광대학교는 약대(1971년), 한의대(1973년), 치대(1980년)는 이미 설립하였으나, 의과대학의 설립은 감히 그 마음을 내지 못하는 시절이었습니다. 의과대학의 설립은 실습할 수 있는 병원과 그 병원을 운영할 재정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당시 우리 대학은 병원도 없고 내부의 재정 상황도 넉넉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대학은 어려운 환경이지만 시기를 놓치면 더 힘들다는 판단으로 의대설립을 다시 추진하였습니다. 하지만 의대설립을 위해서는 여전히 실습병원이 가장 큰 난관이었습니다. 그 무렵 익산시 동산동에 우리에게 필요한 조건을 갖춘 병원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병원이 바로 우리 병원의 모태가 되는 시그레이브병원입니다. 그래서 의대설립을 추진하는 실무자가 우여곡절 끝에 그 병원의 주인을 만나 실습병원으로 쓸 수 있도록 간곡히 부탁을 하게 됩니다. 우리의 딱한 사정과 부탁을 받은 당시 시그레이브병원 정희섭 이사장은 자신의 병원을 원광대학교에 무상으로 기증한다고 하였습니다. 당시 상황으로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기적 같은 일이 눈앞의 현실로 일어난 것입니다. 이에 원광대학교에서는 병원을 짓는데 들어간 자기자본 정도는 보상해 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떠한 보상도 받지 않고 병원을 원광대학교에 기증하였습니다.(1980년 12월) 이로부터 오늘의 원광대병원과 의과대학(1982년)이 시작된 것입니다. 정희섭 선생은 병원기증에 대한 소회에서 “원광대학교에서 병원이 없어 의과대학 설립을 못한다고 하여 나는 본 병원을 무상으로 기증하기로 했습니다. 의과대학을 설립하여 원광대학교가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기독교 신앙인이지만 원불교 재단의 학교에서 나보다 더 좋은 일을 하고자 하니 내가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하니, 원광대학교에서 본 병원을 인수하여 젊은 인재들을 양성하고 지역사회의 발전과 환자들을 치료해 주는 보람 있는 일을 해 주십시오.” 라고 인사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 얼마나 좋은 인연입니까? 이 세상에 정희섭 선생과 같이 재산을 가진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큰 재산을 기증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더구나 종교도 다른 사람이 타인의 종단에 자기 재산을 아무런 조건 없이 기증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의대설립 실무자는 훗날 자신의 회고록에서 ‘지금 의과대학 앞에 히포크라테스 흉상이 있는데, 정희섭 선생의 동상도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리고 당시 시그레이브병원을 원광대학교에 기증하지 않았다면 의과대학 설립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더욱이 다급한 그 시점에서 흔쾌히 자기 소유의 병원을 무상으로 넘겨주었으니 우리 학교 발전에 얼마나 큰 공헌을 한 것인가. 우리는 그 분의 숭고한 정신을 길이길이 알아주고 받들어야 한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와 정희섭 선생은 이렇게 좋은 인연으로 만났습니다. 현재 의대와 병원은 정희섭 선생의 거룩한 정신을 기려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우수한 성적의 수많은 의사들이 배출되고 지역사회에 제생의세의 의술을 베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정희섭 선생의 고귀한 뜻을 기리고 그 정신을 이어가는데 정성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한 사람이 태어나 살다가 죽는 것을 일생이라 합니다. 하지만 일생의 사는 모습은 누구하나 같은 삶이 없습니다. 비슷한 환경에서 다 같은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지은바 인연에 따라 그 삶은 각기 다릅니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만나는 인연에 따라 그 일생의 업적도 달라집니다. 정희섭 선생과의 만남도 그렇습니다. 역사란 만약이 없지만 당시 시그레이브병원을 우리 학교에 기증하지 않았다면 하나의 그저 그런 개인의 병원으로 남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대학도 시기를 놓쳐 의대와 지역사회에 역할을 다하는 큰 병원을 운영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좋은 만남이 있었기에 정희섭 선생은 당신의 뜻한바 목적을 이사회에 더욱 크게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학교는 좋은 만남을 통해 ‘제생의세’의 설립이념을 지역사회에 실현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앞으로도 정희섭 선생은 우리 학교와 병원의 발전을 따라 더욱 좋은 만남으로 드러날 것입니다. 사람마다 살아가는 인생은 달라도 그 삶을 이어가기 위해 반드시 만남을 계속해야 합니다. 삶은 인연을 따라 만남의 연속으로 전개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인연을 만나고 싶어도 나와 인연이 없으면 만나지지가 않습니다. 비록 어느 순간의 만남일 지라도 그 만남은 과거로부터 수없는 인연의 결과로 만나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가 누구를 만나고 싶은가를 보면 지난 세월의 나를 알 수 있고(因), 내가 지금 누구를 만나고 있는가를 보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나의 환경(緣)을 알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인연은 지난 세월에 지어 놓은 인(因)과 나를 둘러싼 환경인 연(緣) 과의 만남입니다. 하지만 그 만남을 내가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인생의 업적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낮은 만남으로 상극의 인연을 만들지 말고 정희섭 선생과 우리 학교와의 만남처럼 좋은 만남 상생의 인연으로 만들어가야 복된 미래가 펼쳐질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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