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마음(101. 7. 6 설교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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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마음 1. 대학 새내기 눈에 비친 마음 아주 오래전 꿈과 희망속에 어렵게 진학한 대학에서 많은 좌절과 마음의 아픔을 겪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낭만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며 생활해 보자는 꿈으로 시작한 대학 생활입니다. 하지만 꿈과는 달리 캠퍼스는 온갖 구호와 대자보가 마음을 어지롭히고, 최루가스가 눈앞을 가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사회는 정의롭게 흘러가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희망과는 달리 내 주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 보이질 않았고 사회는 자유로운 세상을 외치고 있었지만 그렇게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낭만속에 행복한 대학생활을 꿈꾸던 저의 생활은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때로는 시위대 군중 속에서, 때로는 학습장에서, 그리고 때로는 학교앞 선술집에서 개똥철학을 논하는 생활이 되고 있었습니다. 그런 생활이 지속되던 어느 날 저를 변화시키는 한권의 책을 만났습니다. 에리히 프롬의 ‘인간의 마음’ 이란 책입니다. 새내기 대학생활에서 어지로운 환경으로 혼란스러워 하는 제 마음을 어느 정도 정리시켜준 책입니다. 선과 악의 문제, 정의 실현의 문제 등 갈등하던 여러 문제들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 후 사람들의 마음과 환경에 따라 변화는 마음에 관심이 점점 커졌고, 그러한 관심이 훗날 출가의 기연으로까지 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됩니다. 저는 이 무렵부터 조금씩 ‘사람들의 마음은 잡으면 있어지고 놓으면 아무것도 없는 것이구나’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2. 생활에서 느끼는 마음들 우리 마음에는 몇 가지가 있을까요? 하루를 살면서 우리는 참 많은 마음을 만나고 있습니다. 때로는 웃고 때로는 찡그리고, 또 때로는 기뻐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고, 마음은 때와 장소를 따라 참 많은 모습을 만들고 있습니다. 정말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쉼 없이 내며 살고 있는 마음들을 살펴보면 크게 세가지 마음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그 하나는 탐심으로 욕심을 내는 마음입니다. 다음은 진심으로 화내는 마음입니다. 끝으로는 치심으로 어리석은 마음을 말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수많은 마음들을 내고 있지만 잘 살펴보면 이 세가지로 나오는 마음을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떤 한 마음이 일어나면 그 마음을 따라 일어나는 마음이 또 하나 있습니다. 그 마음은 바로 양심입니다. 양심은 욕심이 욕심임을 알아차리게 하고, 진심이 진심임을 알아차리게 하고, 치심이 치심임을 알아차리게 하는 마음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이 욕심과 양심의 작용으로 살고 있습니다. 이 마음작용을 잘하고 못함에 따라 혹은 진급이 되기도 하고, 혹은 강급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생활속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마음속에서는 양심과 욕심의 조화로운 조절이 중요합니다.
3. 피디가 찾아간 인간의 마음 10년전 이영돈 피디가 만든 다큐멘트리 ‘마음’이 있습니다. 2007년도 한국 방송위원회 대상을 받은 역작이었습니다.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라 열심히 봤던 프로입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정리해 주었습니다. 하나는 마음의 존재에 대한 문제들이고, 다른 하나는 마음의 활용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마음의 존재에 대하여서는 기억과 무의식의 세계에 대한 내용들을 고찰하였고, 마음의 활용에 있어서는 용서와 이완의 세계에 대한 고찰이었습니다. 이 피디와 스탭들은 마음에 대해 ‘ 마음은 정보를 수집 처리 보관하는 뇌의 기능이다’라고 정의 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의 활용을 위해서는 용서하고 긴장을 이완시키는 여러 방법들을 제시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에서 이 피디는 마음이 어디에 있든, 마음을 어떻게 활용하든 “나를 지배하는 힘은 마음이고, 세상을 움직이는 힘도 마음이다” 라고 역설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나를 움직이고 세상을 움직이는 주인공인 그 마음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4. 교당에서 배운 인간의 마음
원불교 정산종사님께서는 다음의 말씀으로 우리 마음을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성품은 본연의 체요, 성품에서 정신이 나타나나니, 정신은 성품과 대동하나 영령한 감이 있는 것이며, 정신에서 분별이 나타날 때가 마음이요, 마음에서 뜻이 나타나나니, 뜻은 곧 마음이 동하여 가는 곳이니라.”이 말씀은 아무것도 없는 우리 마음의 바탕인 성품에서 어떤 경로를 통해 우리가 의식하는 행동이 일어나는가를 밝혀주신 법문입니다. 교당에 처음 갔을 때의 일입니다. 충무로에 있는 극장으로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친구와 점심을 먹기 위해 분식집을 찾아 골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중학시절 통학로에서 자주 보았던 동그라미 불교(원불교)가 있었습니다. 그곳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궁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당의 대문을 밀며 살며시 안을 살펴 보았습니다. 그 순간 안에서 치마저고리를 입은 교무님이 어이구 이쁜이들 어떻게 왔냐며 안으로 손을 잡아 끌었습니다. 영화 구경을 왔다가 점심을 먹기 위해 분식집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교무님은 아이고 잘 왔다고 하시면서 마침 라면을 끓이고 있으니 여기서 먹고 가라고 하셨습니다. 라면을 먹으면서 교무님은 우리가 이렇게 한 밥상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보통 인연이 아니라 하시며 다음에 또 오라고 하였습니다. 정말 교당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었나 봅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어떤 선배에게 이끌려 자의반 타의반으로 찾아간 곳이 그 교당이었습니다. 그 인연으로 교당을 다니게 되었고 지금은 출가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처음의 한 생각인 그 마음은 보잘 것 없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이 변해 모든 것을 만들어 갑니다. ‘초발지심변정각’이라 하였습니다. 처음의 한 마음이 변해 결국 바른 깨달음을 이룬다는 말씀입니다. 따라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나든 그 만남의 첫 마음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 첫 마음의 행로에 따라 진급과 강급의 결과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알고도 모르는 가운데 새겨진 인연은 새로운 만남을 만들고 이 만남은 또 다른 마음이 되어 또 다른 마음으로 다음의 인연을 맺어 갑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인연따라 내는 이 마음이 만사만리의 근본입니다. 30여년의 교당생활을 돌이켜 보면 그동안 배우고 들었던 그 모두가 이 인연의 마음을 찾는 것이고 그 마음을 아는 것이며, 그 마음을 잘 사용하게 인도해 주는 과정이라 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교당에서 배우는 모든 공부는 시절의 인연따라 피어나는 마음을 공부하는 끊임없는 과정이 라 생각 됩니다.
5. 마음은 참 미묘합니다.
사람의 마음은 참 미묘합니다. 잡으면 있는 것 같고 놓으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있는 듯 없는 이 마음이 모든 것을 있게도 하고 없게도 합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일체가 다 마음이 짓는 바라 하신 것입니다. 신이 이 세계를 만들었다 하였습니다. 우리 마음은 신과 같은 존재입니다. 일체가 마음에 따라 있어지고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나를 지배하고 있는 것도 마음이요, 세상을 움직이는 힘도 마음입니다. 산해진미도 부귀영화도 내 마음에 따라 그 가치는 달라집니다. 그 마음을 따라 자기 삶의 방향과 목적도 달라집니다. 세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도 그 마음을 따라 혹은 평화와 평등의 낙원세계로 화하고, 혹은 갈등과 반목의 파란고해의 세계로 화하게 됩니다. 사람의 마음은 모두 인연의 소치로 이루어집니다.‘기억(인)을 살리고 경험(연)을 넗이면 그 경험속에서 새로운 마음(과)이 만들어 진다’고 하였습니다. 하루하루의 생활속에서 몸과 마음이 서로 돕는 가운데 끊임없이 마음은 일어납니다. 그 일어나는 마음속에서 양심과 욕심(탐심, 진심, 치심)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새로운 희망을 열어가는 생활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한다 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 변하는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들 마음입니다. 끊임없이 변하는 가운데 변치 않는 우리 마음을 잘 지켜야 하겠습니다. 이 마음으로 만사만리의 근본인 자신의 주인이 되고, 온 세상을 움직이는 주인공으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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